북한은 지난달 15일 한미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되자 21일부터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와 관영방송 등을 통해 미국을 맹렬히 비난해 왔으나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5일부터는 비난을 멈추고 남북관계의 중요성 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대북 강경책이 미국 새 행정부의 공식입장이 된다면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약속과 제네바 기본합의문을 파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후에도 관영방송 등을 동원해 “경수로 제공지연으로 인한 전력손실을 보상하라”고 요구했고 “인권문제 거론은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5일과 6일에는 남한에 대해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살려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풀어나가자”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자주적 해결을 강조했다. 7일에는 5차 장관급회담을 13일부터 16일까지 열자는 남측의 제안을 수정없이 받아들였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이 ‘대결’보다는 ‘대화’를 원하는 북한의 진의를 알아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남측의 장관급회담 개최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도 남북대화가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미국측에 보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최근 북한의 대미관계 발언 | ||
일시 | 발언주체 | 내용 |
2.21 | 외무성 대변인 | 북-미기본합의문과 북-미공동코뮈니케를 통해 관계정상화에 합의. 북한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해 NMD수립을 강행한다는 것은 강도 논리 |
22 | 유엔주재 대사 | 북-미관계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 미국이 북한과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북한도 지키지 않을 것 |
3. 2 | 외무성 대변인 | 미국은 자기의 인권기준으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며 삿대질하려는 오만성을 버려야 할 것 |
3 | 외무성 대변인 | 경수로 제공지연으로 인한 전력손실에 대한 해결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 |
5 | 평양방송 | 조국통일의 이정표인 6·15 남북공동성명을 철저히 실현하자 |
6 | 평양방송 | 조국통일문제 해결의 주인은 다름 아닌 우리 조선민족 자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