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간에 개인적 신뢰가 구축됐고, 미국이 대북 화해 협력정책을 적극 지지했으며, 제네바합의와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등에 대한 잡음들이 한꺼번에 해소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자체 평가와는 달리 한미 언론 등에서 이견(異見)과 인식의 차이가 크게 부각되자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차관과 김하중(金夏中)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도 8일 기자회견에서 ‘이견이 없었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반기문 차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검증을 대단히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의구심이 있고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한 데 대해 정부는 그 입장을 이해한다. 미국은 아직 실무진이 갖춰지지 않아 대북정책은 검토단계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 지도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한 것은 한미간의 시각차를 그대로 드러낸 것 아닌가.
“큰 시각차라고 생각지 않는다. 남북간에도 완전히 신뢰가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운 것 아닌가. 북―미관계도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미국도 곧 북한과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그런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의심이나 회의 등이 해소될 것이다.”
―미국이 남북관계에서의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인정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부시 정부도 과거 빌 클린턴 정부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재확인했다는 뜻이다.”
―북한의 재래식무기 감축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나.
“부시 대통령이 재래식무기 위협문제가 조속히 해소돼야 하겠다고 말했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합의하기 쉬운 긴장완화(조치)부터 시작해서 그 기반 위에서 군비감축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김하중 수석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에 대해 논의했나.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답방이 언제인지 물었고 김 대통령은 상반기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가시적 조치는 어떤 의미인가.
“구체적 얘기는 없었다. 재래식무기 감축이라든지, 휴전선 병력의 후방이동 등으로 추측된다.”
―제네바 합의에 북한의 동참을 촉구한 의미는….
“핵의혹을 완전히 투명하게 하라는 것이다.”
―북―미관계 진전속도가 상당히 늦춰질 것 같다.
“국무부 실무진이 갖춰지는 데 몇달 걸릴 것이다. (동아태담당)차관보가 있어야 (대한반도)정책을 검토할 수 있는데 당분간 포괄적 검토만 할 것이다.”
<부형권기자·워싱턴〓윤승모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