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사항들을 2차 문화장관급 회담에서 확정짓자고 합의했지만 회담의 시기와 장소 등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해 향후 문화―체육 분야의 남북교류 활성화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또한 북측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와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 연기 이유 등에 대해 김장관에게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남북관계에 북측이 어떠한 태도로 임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통령 특사’가 아니라 문화 체육분야 교류를 위한 문화부장관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고 강조한 김장관은 장관급 회담 연기사실을 알고, 송호경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연기 이유를 물었지만 “이번 회담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대답을 들었을 뿐이다”고 밝혔다. 이로 미뤄볼 때 북측은 비교적 부담이 덜한 남북 사회 문화교류에 대해서는 관계 지속에 필요한 정도의 끈은 유지하되, 전반적인 남북대화는 대북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태도변화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순 면담 불발 '홀대'▼
한편 김장관은 김정일 위원장은 물론 자신을 초청한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김용순(金容淳)위원장과도 면담을 갖지 못하는 등 ‘홀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측은 김용순위원장 면담 불발에 대해서도 “평양 이외의 지역에 급한 일이 있다”고 말했을 뿐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