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 이후 학자 등이 교류한 적이 있지만 남북이 공동으로 대학을 설립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부가 북한측에 정보과학기술분야 협력 대학을 개설하자고 제의한 데 따른 것이다.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이사장 곽선희·郭善熙, 대표이사 옥한흠·玉漢欽·김진경·金鎭慶)은 18일 평양에 ‘평양정보과학기술대학’을 설립하기로 북한측과 합의했다고 밝히고 북한 교육성의 설립허가서 및 총장 임명장 등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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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과 북한측은 총장으로 중국 옌볜(延邊)과학기술대학 김진경총장을 임명했다.
김총장은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평양과기대의 학사 운영에 대한 자문역을 맡고 국내 연구진이 교수로 대거 참여한다”고 밝혔다.
평양과기대는 내년 9월 500명 정원의 박사원(대학원)과정을 개설해 개교하고 2003년 4월 3000여명 정원의 학부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정보통신공학부 생물화공학부 상경학부 등 3개 학부가 설치된다.
북한측은 평양 통일거리 외곽에 100만㎡(33만평)를 학교 부지로 제공하고 설계와 시공 및 대학 학사 운영은 남북이 공동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다음달 초 정림건축 박승홍(朴承弘)사장 등 10여명이 평양을 방문, 북한측과 대학 설계 등을 논의하고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 이 대학 안에 서울벤처밸리를 모델로 한 ‘지산(知産)복합단지’를 조성,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원사와 북한 정보기술 인력이 북한의 정보화와 경제 개발을 이끌게 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올해 초 중국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지구를 시찰하면서 중국의 정보기술(IT) 발전상에 감명받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첨단 분야를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