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이름 빌린 언론탄압"…한나라 세무조사 비난 계속

  • 입력 2001년 3월 22일 18시 43분


한나라당은 22일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국세청이 일부 언론사의 경우 일선 취재기자 명단과 주민등록번호까지 제출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일선기자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언론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일반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때 직원 계좌까지 추적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로 법의 이름을 빌린 폭력적 조치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국세청의 세무조사권 행사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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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경위 한나라당 단독 간담회

회의에서 김기춘(金淇春)정책위 부의장은 “당 차원에서 계좌추적의 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해 곧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고 이재오(李在五)사무부총장은 “군사독재정권 때도 없었던 신독재적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이날 국세청에 보낸 3차 서면질의서에서 “국세청이 17일 2차 서면 답변에서 일반기자의 인적사항은 제출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힌 것은 명백한 허위로 밝혀졌다”며 “이는 통상적인 세무조사의 범위를 벗어난 불법 세무사찰”이라고 주장했다.

박의원은 “조선일보의 경우 모든 기자의 명단과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해 받아갔고, 문화일보는 현직기자뿐만 아니라 95년까지 소급해서 명단을 받아갔으며, 중앙일보는 차장대우 이상 기자들의 자료를 제출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재정경제위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안정남(安正男)국세청장을 불러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가지려고 했으나 안청장이 출석하지 않자 단독으로 간담회를 갖고 20여분 동안 정부 여당을 집중 성토한 뒤 산회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국세청의 현안보고와 질의 답변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반대해 간담회로 대체했다. 국세청측은 “여야 합의가 안됐기 때문에 안청장이 간담회에 출석하기 어렵다”고 통보해 왔다.

간담회에서 안택수(安澤秀)의원은 “일반기자들의 계좌를 함부로 뒤지는 것은 인권 차원에서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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