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개각]'내치보좌' 맡을 신건 국정원장

  • 입력 2001년 3월 26일 18시 48분


신건(辛建) 민주당 법률구조자문단장의 국가정보원장 임명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관리 구상과 연관지어 보는 이들이 많다. 임동원(林東源) 전원장과 신건 신임 원장이 DJ 정부 출범 후 걸어온 길을 짚어보면 이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전원장은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통일부장관 국정원장을 거치면서 줄곧 대북문제에 전념해 왔다. 반면 신원장은 DJ 정부 출범과 함께 국가안전기획부 제2차장(차관급)이 됐고 이어 민주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겸 공명선거대책위원장, 민주당 법률구조자문단장 등을 맡아왔다. 임 전원장과는 달리 그는 국내문제에 전념해 온 것.

이런 차이점은 DJ의 남은 임기동안 국정원이 무엇에 주력할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DJ 집권 후반기에는 대북문제에만 매달리지 않고 국내문제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김대통령을 보좌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도 26일 “국내 파트 경험이 있는 신원장이 부임함으로써 국정원의 역할이 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원장 역시 “대통령이 발탁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임 전원장은 대북전문가가 아니냐. 아무래도 대통령께서 내가 국내 전문가로 전환됐다고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국정원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법이 부여해 준 책무를 다해 국가안보와 국가발전에 기여하겠다”고만 답했다.

그동안 임 전원장이 국내정치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두었고 특히 민주당에 대해서는 “무심하기 그지없었다”는 평이고 보면 신임 국정원장에게 은근히 기대를 거는 당 내 분위기도 없지 않다. 특히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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