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10명중 8명 "부시 대북협상 이어가야"…한미 공동조사

  • 입력 2001년 3월 29일 18시 32분


한국 여론 선도층 인사의 96.1%와 미국 여론 선도층 인사의 79.2%가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출범으로 남북관계 관련 기본 정책 방향이 다소 달라지거나 진전 속도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미 양국의 여론 선도층 인사들은 10명 중 8명 꼴(한국 76.9%, 미국 80.2%)로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동아일보가 창간 81주년을 맞아 한국과 미국의 여론 선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의 대북 정책 및 한미관계 변화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나온 것이다.

이번 조사는 한국과 미국의 학계, 정부, 기업체, 언론계 등 분야에 종사하는 여론 선도층 인사 100명씩을 대상으로 한미정상회담 직후인 16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됐다.

▼관련기사▼
- "클린턴 대북협상 이어가야" 韓77-美80%

이번 조사에서 많은 미국의 여론 선도층 응답자가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했고(63.4%) 남북정상회담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감소시키는 효과(53.5%)를 가져왔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이나 김정일국방위원장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46.5%)과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43.6%)이 비슷하게 나왔다.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한국의 여론 선도층 응답자 10명 중 7명 정도(71.1%)가 성과가 없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미국에서는 53.5%가 성과가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해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대북 정책에 관한 한미간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여론 선도층 인사들은 3명 중 2명 꼴로 현재의 한미관계에 별 문제가 없다고 응답했고 향후 5년 동안에도 변화가 없거나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80%를 웃돌았다.

미국 응답자들의 68.3%는 향후 5∼10년간 동아시아 지역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나라로 중국을 꼽았고, 향후 10년간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될 나라로는 북한(38.6%)과 중국(32.7%)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편 한국 응답자들은 향후 10년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될 국가로 북한(20.2%), 중국(19.2%), 일본(17.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나선미동아미디어연구소전문위원>sunny6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