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서 써준대로…" 이인제씨 언론관련 대표연설 말썽

  • 입력 2001년 4월 6일 01시 39분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의 측근들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최근 언론사 세무조사는 언론탄압이 아니다’는 요지로 발언한 데 대한 한나라당과 언론의 비판이 거세자 이 발언은 ‘당론을 그대로 옮긴 것일 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 측근은 5일 “연설내용 중 정보기술(IT)과 통일 문제에만 이최고위원의 개인 생각이 들어갔을 뿐 당 정책위가 만들어준 연설문을 그대로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언론사 세무조사 부분은 양만 다소 줄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측근은 “측근들 사이에서 ‘언론사 세무조사는 민감한 사안인데 톤이 너무 강하지 않느냐’ ‘원고를 손 좀 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없지 않았지만 총재를 대신해 당의 대표로서 하는 연설인데 현안에 대해 개인적 생각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한편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이최고위원도 (언론사 세무조사에 관한) 당정의 입장을 수용해 연설했을 것으로 본다”며 “본인 생각과 다르다고 말할 사안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최고위원은 대표연설에서 “언론의 자유가 언론사 경영의 불투명성을 보호하려는 데 오용되는 것은 단호히 배격한다”고 주장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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