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임동원통일 10분 설전]대북정책 등 논쟁 요지

  • 입력 2001년 4월 18일 17시 24분


이총재와 임 통일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이총재와 임 통일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이 18일 대북정책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임 장관이 이날 오전 국회 한나라당 총재실로 신임 인사 차 예방한 자리에서였다.

이 총재는 임 장관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국민들이 대북관계를 불안하게 생각한다. 남북문제는 경제사정 등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막 서둘러 추진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두 사람 간의 논쟁 요지.

◇공개 논쟁

▽이 총재=남북정상회담 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만났을 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주한미군 철수를 양보했고 주한미군 존재를 인정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얼마전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가 한반도 평화의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말과 다르지 않느냐. 이런 식이면 김정일 답방이 의미가 있느냐. 또 그게 가능하냐.

▽임 장관=이번에 그런 얘기가 다시 나온 건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재래식무기 감축을 주장한데 반발해 (북한이) 선전전을 전개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변화가 없다.

▽이 총재=주한미군 철수 주장이 선전전에 불과하다는 거냐.

▽임 장관=그렇게 느껴진다. 김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 때 '공식 정책에선 주한미군 철수를 양보하지만, 언론에서는 계속 (철수를 주장하고) 나올 수도 있겠다'고 했다.

▽이 총재=북한이 다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했다면 국민에게 다시 설명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분명히 말씀드려라.

▽임 장관=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와 언론 발표는 구별해야 한다. 정부는 북한의 언론 발표에는 선별적으로 대응한다.

▽이총재=정부야 그렇지만 국민이 그러느냐. 남북문제는 대통령과 몇몇 핵심 멤버가 끌고 가서는 안된다. 외부로는 초당적 협력 하자면서 폐쇄된 결정과정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협력하나.

◇비공개 논쟁(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의 설명)

▽임 장관=금강산 관광사업은 계속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현대에게 북한과 가격협상을 다시 해 수익성을 확보하도록 하겠다. 카지노는 장전항 해상호텔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총재=카지노는 안된다. 결국 우리 관광객 호주머니 털어 북에 갖다주는 것 아니냐.

▽임 장관=일본이나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총재=실질적으론 내국인이 사용하는 것 아니냐.

▽임 장관=식량과 비료지원 등은 UNDP(유엔개발계획)을 통하면 좋으나, 가격이 올라 직접 보낼 필요가 있다.

▽이총재=일방적으로 주는 것은 곤란하다. 비료도 국민의 혈세인데 통일부도 우리 내부 사정을 보고 계획을 짜야 한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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