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하(金玟河·67)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모친 박명란씨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자택에서 남북 분단의 한을 풀지 못한 채 노환으로 별세했다.
박씨의 ‘북녘 아들’은 김성하(金成河·74)김일성종합대 철학부 교수. 김교수는 2월 제3차 이산가족 교환방문단 북측후보자 명단에 포함돼 남쪽 가족의 마음을 설레게 했으나, 최종명단에서 빠지는 바람에 서울에 오지 못했다.실의에 빠졌던 남쪽 가족들에게 지난달 15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김성하교수의 편지가 전달됐다. 그 편지에는 “어머니가 생존해 있다는 소식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50년만에 처음으로 어머니께 편지를 보내는 제 가슴은 지금 세차게 높뛰고 있습니다”는 내용의 애절한 사모곡(思母曲)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TV로 중계된 제1차 이산가족 상봉장면을 지켜본 뒤 시름시름 앓다가 급작스레 의식불명에 빠진 어머니 박씨는 당시 아무 것도 알아듣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박씨는 최근 의식을 잠시 회복해 북녘 아들의 편지 내용을 전해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심지어 콧노래 같은 것을 흥얼거리기도 했다고 유가족은 전했다. 발인 5월1일 오전 7시반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02―3410―6915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