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28일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과 만나서 한 말이다.
JP는 대전 한밭 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운정(雲庭·JP의 호)배 전국 아마추어 바둑선수권대회를 보기 위해 내려 온 두 최고위원과 체육관 귀빈실에서 30분 정도 만났다. 이인제 최고위원으로서는 지난해 총선 이후 관계가 편치 않았던 JP와의 공식적인 첫 대면이기도 했다. 화제는 도자기와 인물 감정.
▽JP〓서양의 왕족이나 호족들은 어디 갈 때 반드시 면도사와 관상 보는 이를 데리고 다녔다. 만나는 사람이 도중에 반역할 사람인지 아닌지 감별해 봐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 최고위원〓나이가 벼슬이라고 한다.
▽JP〓 전직 대사 한 분이 바둑이 8급인데 1급짜리들이 바둑둘 때 꼭 훈수하더라.
▽한 최고위원〓실력이 낮을수록 훈수를 못 참는다.
▽이 최고위원〓이세돌 같이 젊은 아이에게 못 당하는 이유는 집중력 때문이다. 이 친구들은 끝날 때까지 바둑판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JP〓정치는 바둑보다 더 어렵다. 바둑은 상대와만 하는 거지만 정치는 수많은 사람을 상대로 하기 때문이다.
JP는 또 개회식 치사에서 “나는 행마(行馬)를 통해 겸손과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친 것이나 모자란 것이나 다같이 좋지 않다는 뜻)을 배운다.
바둑은 섭리에 순응할 줄 아는 법과 인생의 진퇴를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이 먼저 자리를 떴으나 JP와 이 최고위원 간에 별도의 대좌(對坐)는 없었다. 서울로 먼저 떠나는 JP에게 깍듯이 예를 표한 이 최고위원은 “그동안도 특별히 불편한 관계는 아니었다”며 “앞으로도 (JP를) 자주 찾아뵐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