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회담에서는 남북 화해·협력 과정과 2차 남북 정상회담, 인도주의적 상황, 미사일 문제, 경제 개혁 등 어려운 문제들을 열린 마음으로 솔직하게 다뤘다.
첫째로 우리(유럽연합·EU)는 (김 국방위원장과) 남북간 화해협력 지지 및 2차 정상회담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오늘 저녁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만나 직접 전할 것이다. 김 국방위원장은 또 소강상태인 남북관계는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의 화해협력 과정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견해를 표시했다.
미사일 문제에 대해 김 국방위원장은 2003년까지 미사일 발사유예 선언을 지키며 그 기간동안 ‘지켜보겠다(wait and see)’는 견해를 나타냈다. 우리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반드시 정책전환은 아니라는 점을 북측에 설명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인권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국제 비정부기구(NGO)의 북한 내 활동여건 개선을 지원키로 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경제개혁을 지원하겠다는 우리의 방침을 받아들여 고위급 공식그룹이 이번 여름에 유럽을 방문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여행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EU는 남북 화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방침을 대신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과 북한간, EU와 북한간 대화를 지원하고 지속하겠다는 견해를 전달했다. 이후에 매우 생산적인 얘기를 나누었다. 서울에 가서 계속 이 문제를 얘기하겠다. 우리는 여기에 올 때 남북 화해협력을 지원하겠다는 매우 현실적인 방침을 갖고 왔다. 중요한 것은 남북이 직접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문일답▼
―북측이 경제상황을 어떻게 얘기했나.
“지난해와 비슷하다며 계속 가뭄이 들어 걱정이라고 했다. 북측은 국제사회의 지원에 감사해 했고 이것이 계속되기를 희망했으며 산업부문에서의 해외투자도 희망했다. 우리는 긴 안목에서 볼 때 투명한 경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고 북측도 인식을 같이 했다.”
“(크리스 패튼 EU 대외관계담당 집행위원) 우리는 식량안보의 차원에서 북측에 비료와 농기구 등을 계속 지원할 생각이다. 인도적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더 많은 급수와 위생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더 많은 NGO가 와서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러나 분배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
―김 국방위원장이 2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했나.
“2차 정상회담이 개최되기를 희망했지만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김 국방위원장은 미국의 정책검토를 언급하며 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했고 우리는 정책검토가 정책전환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국방위원장이 김 대통령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나.
“오늘밤 직접 김대통령에게 ‘구두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2차 남북정상회담이 바로 열릴 것으로 생각하나. “그렇게 전망하지는 않겠다. 김 국방위원장이 (서울로) 가겠다고는 했지만 날짜를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평양〓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