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유화와 압박'…EU대표단에 수출문제도 거론

  • 입력 2001년 5월 4일 18시 40분


김대중 대통령과 페르손 총리가 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페르손 총리가
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3일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사일 발사유예와는 별도로 ”미사일을 살 사람이 있으면 팔겠다”고 한 것은 미국에 대해 (북―미 미사일)회담에 나서라고 촉구하는 의미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국방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북한이 견지해 온 ”미사일은 자주권에 속하는 문제이므로 현금으로 그 보상을 할 경우 수출을 중단하겠다”던 종전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

그럼에도 그가 새삼 이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난해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 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양측이 미사일문제는 ’발사유예→수출중지→생산중지’의 단계를 거쳐 해결하기로 의견을 접근시켰던 점을 상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는 이 같은 미사일문제 해결 구상이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출범으로 어긋나게 됐고, 이 때문에 새로운 북―미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페르손 총리는 4일 청와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결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모두발언▼

▽김 대통령〓페르손 총리의 평양 방문은 김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나 남북간 화해협력 과정의 지속 필요성과 비확산, 인권 등 유럽과 국제사회의 공동 관심사를 북측에 전달하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 남북한 화해협력의 추구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우리 정부는 유럽연합(EU)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자 한다.

▽페르손 총리〓김 국방위원장은 김 대통령에게 우정의 마음을 전해달라고 했고, 존경을 표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를 원했다. 또 김 국방위원장은 남한이 북한에 제공해 준 식량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북한에서 받은 인상은 북한 지도자가 지난해 체결된 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남북 화해문제는 남북간에 해결할 과제이며 양국민간 협력하에서만 가능하다.

<윤승모·김영식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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