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분위기〓이회창(李會昌) 총재는 경선에 앞서 “세 분 모두 출중한 포부와 소신, 실력을 갖고 있다”며 “모두 재선이라는 게 흠이라면 흠”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이심’(李心·이 총재의 의중)이 어떻고 하는데, 우리는 3김(金) 정당과 다르다”고 강조한 뒤 투표에 불참했다.
후보들은 정견발표를 통해 “법률전문가인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총무에 맞서는 ‘율사 총무’를 선택해달라”(안상수·安商守 의원), “투쟁력과 협상력을 고루 갖춘 총무를 뽑아달라”(안택수·安澤秀 의원), “의원들과 당 지도부의 뜻을 존중하는 총무가 되겠다”(이재오·李在五 의원)며 지지를 호소했다.
▽결과 및 의미〓한 당직자는 “이 의원이 사무 부총장으로 있으면서 당내 주류와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었던 데다 당내 개혁파 의원들이 집단적 지원을 받아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수 색채가 짙은 한나라당에서 재야 출신의 개혁성향 의원이 원내사령탑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 또한 이 신임총무가 재선으로 선수(選數)가 비교적 낮다는 점에서 원내 운영과 관련한 이 총재의 ‘입김’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여 관계에 대해서는 이 신임총무가 평소 대여 강경성향을 보여왔으나 민주당 이상수 총무와는 재야생활을 함께 한 막역한 사이라는 점에서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문 일답〓이 신임총무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총무 경선 4수만에 결선투표까지 거쳐 당선된 것을 ‘경고성 신임’으로 받아들인다”며 “무리하게 투쟁하지도 않고, 비굴하게 협상하지도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가보안법 돈세탁방지법 등 6월 국회에서 다뤄야 할 현안이 많은데….
“돈세탁방지법은 국민의 요구에 맞추면 되지만, 보안법은 당내에 보혁(保革) 양 세력이 엄존하는 만큼 충분히 당내 의견을 통일시켜 당론을 채택하겠다. 앞으로 여야의 법안을 하나씩 주고받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겠다.”
-크로스 보팅(Cross voting·자유 투표)제도를 도입할 것인가.
“정국의 큰 흐름과 정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우선정치의 자세로 자유투표제를 도입하겠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