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 前예산처차관 "공무원 쓸모없는 일에 시간낭비"

  • 입력 2001년 5월 19일 01시 11분


최종찬(崔鍾璨) 전 기획예산처 차관이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통렬히 비판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 전차관은 18일 기획예산처 후배 관료 등 지인들에게 보낸 ‘무능한 관리자로는 정부혁신이 어렵다’는 제목의 e메일에서 “공직자들이 밤늦도록 열심히 일하지만 국민은 정부 서비스 개선을 실감하지 못한다”면서 “그 이유는 쓸모 없는 일에 시간을 많이 보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설교통부 차관시절 규제개혁위원회가 오후 2시에 시작해 참석했지만 다른 부처별 안건 심의가 계속돼 8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는 일화를 소개한 뒤 “1년에 한두 번 개최할 목적으로 위원회를 만드는 관행을 없애고 계장-과장-국장 등의 결재단계를 축소해 담당관제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타성에 젖어있는 공무원 조직을 혁신하는 대안으로 “전화회의를 적극 활용하고 회의는 가급적 1시간 내에 마치며 하급자에게 많은 시간을 줘라”고 주문했다.

행시 10회인 최 전차관은 작년 8월까지 예산처 차관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초빙연구원으로 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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