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 주미대사 "경수로 화전대체 반대"

  • 입력 2001년 5월 20일 18시 27분


양성철(梁性喆) 주미 한국대사는 18일 저녁(한국시간 19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에서 ‘한국과 동북아 4강’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에 제네바 합의에 따른 경수로 대신에 화력발전소를 제공하는 방안에 분명한 반대 견해를 밝혔다.

양 대사는 최근 미국 내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북 화력발전소 제공 등 제네바 합의의 일부 수정방안에 대해 “경수로 사업을 화전으로 대체하는 것은 비용 시간 및 핵비확산 목표 추구 등에서 타당성이 있을 때만 검토할 수 있으며 이는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만을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은 제네바 합의를 그대로 준수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만일 제네바 합의에 대한 일부 수정이나 분명한 개선이 필요할 경우엔 관련국들의 합의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양 대사는 “경수로 발전용량과 같은 2000㎿급 화전을 북한이 이용하려면 연료 효율이 낮은 북한 석탄을 매년 800만∼900만t을 사용하거나 고효율의 석탄을 540만t 정도 수입해야 하는데 이는 경수로용 고농축 우라늄 수입비용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북한의 석탄생산량 2000만t은 내수용으로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양 대사는 덧붙였다.

양 대사는 “경수로 대신 화전을 제공할 경우 북한은 석탄 비용을 요구할 것”이라며 “경수로 수명(40∼50년)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석탄을 제공하려면 연간 2억달러씩 모두 80억∼100억달러가 들텐데 이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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