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한의 포괄적 상호주의에 회의적"…ARF회담서 공식제기

  • 입력 2001년 5월 21일 18시 45분


북한은 17,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고위관리회의(SOM)에서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3월 제안한 ‘포괄적 상호주의’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명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북한측 수석대표인 이용호 안보군축담당참사는 공개회의 발언과 우리측과의 비공식 접촉 등을 통해 “한국이 ‘포괄적 상호주의’를 언급한 것은 결국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강조하는 상호주의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냐”고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우리측의 ‘포괄적 상호주의’를 공식석상에서 문제삼은 것은 처음이다. 한국측은 이에 대해 ‘포괄적 상호주의’는 ‘엄격한 상호주의’의 반대 개념으로 사용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3월 방미 중에 △제네바 합의의 철저한 준수 △미사일문제 해결 △무력도발 방지 보장 등이 해결되면 △북한의 안전에 대한 한미 양국의 보장 △적정한 경제협력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과 금융기관 차관 주선 등을 제공하는 ‘포괄적 상호주의’를 제시했었다

한편 북한 대표단은 ‘미국의 강경한 태도로 남북대화가 장애를 겪고 있다’는 자신들의 최근 대미비난과 관련해 “미국 때문에 남한의 태도가 변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수석대표인 이용호 참사가 회의 중에 미국의 대북 강경 자세를 비난하자 미국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국제사회에서 그런 식의 섣부른 비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