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신임대사 인선내용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이 토머스 허바드를 대한민국 대사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허바드 대사지명자는 상원 인준이 끝나는 대로 서울에 부임할 예정인데 외교소식통들은 늦어도 7월까지는 부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국무부의 대표적인 아시아통으로 북한과의 협상에도 관여했던 허바드 지명자는 부시 행정부 출범 후 줄곧 유력한 주한 미국대사 후보로 거론돼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허바드 주한미대사 지명자는 누구인가▼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된 토머스 허바드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는 자타가 인정하는 아시아전문가로 한반도 사정에도 밝은 한국통이다.
그는 65년 국무부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이래 일본과장을 비롯, 동아태담당 차관보에 이르기까지 국무부에서 아시아문제를 전담해 오다시피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동아 태담당 부차관보를 지내다 96년 필리핀 대사로 발령받아 4년 근무한 후 지난해 8월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로 복귀했다.
허바드 대사지명자는 94년 말 북한에 불시착한 미군 헬기 조종사 보비 홀 준위의 송환 협상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에 앞서 사전 준비차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한과의 협상에도 많은 경험이 있다.
94년 북한과의 제네바 협상 때는 로버트 갈루치 핵대사 밑에서 실무교섭 책임을 맡아 북-미 기본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일조했다. 그는 같은 해 3월에는 한국의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 한때 한미관계에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허바드 지명자는 3월 말 대북정책 조율을 위한 한미일 3자 서울 협의회에 동아태담당 차관보 직무대행의 직책으로 미국측을 대표해 참석한 바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23일 “부시 행정부가 유럽이나 일본 등의 대사로는 정치적 임명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인사들을 보내지만 주한미대사는 남북한의 중요성을 고려, 한반도 정세에 밝은 직업외교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국무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허바드 차관보를 주한대사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