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배아복제 허용범위 국회 과기정통위 토론회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는 29일 의학계와 과학기술계, 시민단체 여성계 대표 6명을 불러 인간 배아복제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회의에서 시민단체와 여성계 대표는 배아복제 연구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과학기술계와 의학계 대표들은 이 법은 생명과학의 발전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희(金相姬)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배아는 잠재적인 생명체다. 배아복제 연구를 허용할 경우 정자와 난자를 제공한 남성과 여성이 잠재적 생명체를 매매하거나 공여할 수 있게 된다. 또 낙태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 더욱이 배아간세포 연구가 상업화됐을 때에는 배아 자체가 연구용이 아니라 산업화의 재료로 상품화될 가능성이 높다.

▼"난자 상품화 우려"▼

▽김환석(金煥錫·국민대 사회학과·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소장) 교수〓배아복제는 윤리적 문제 외에도 많은 기술적 난점을 갖고 있다. 기형발생률과 유산율이 매우 높아 배아세포의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았다. 또 세포치료를 할 경우 배아복제를 시도할 때마다 타인의 난자를 빌려야 하는데 난자의 매매 및 부도덕한 사용과 같은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생명공학 발전에 걸림돌"▼

▽서정선 교수(서울대 의대)〓생명윤리기본법 시안은 과도한 규제로 연구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다. 규제일변도다. 지나친 규제는 생명과학 연구 중단과 난치병 치료를 기대하고 있는 수십만명 환자들의 미래를 빼앗는 것이다. 인간 배아복제 금지는 인간개체 복제를 막기 위한 것인데 인간복제 금지는 자궁내 착상금지만으로 충분하다.

▽김영춘(金榮春·한나라당) 의원〓최근의 논란을 보면 중세기의 과학발전을 사갈시하던 윤리와 과학의 충돌을 목도하는 기분이 든다. 인간의 개체복제만큼은 엄격하게 제한하되 나머지 연구는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

▽김효석(金孝錫·민주당) 의원〓이 법의 목적은 생명공학의 발전과 인간존엄성 신장인데 이 2가지가 상충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생명공학 발전 부분이 소홀히 다뤄진 느낌이 든다. 생명과학은 대단히 중요한 분야인데 너무 규제일변도여서 산업발전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