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에서 386세대 개혁파의 한 사람으로 인식돼 온 그의 발언에 대해 누구보다도 성명 발표에 참여한 초재선 의원들이 충격을 받은 듯했다.
성명파의 이재정(李在禎) 의원은 “국회의원은 1차적으로 당이 아닌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한 성명파 의원은 “김 의원이 정말 그렇게 말할 줄 몰랐다.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동교동계의 최재승(崔在昇) 의원은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을 듣는 듯했다”며 극찬했고, 김방림(金芳林) 의원은 발제를 마친 김 의원을 와락 끌어안으며 “잘했어”라고 말했다.
김민석 의원은 또 이번 성명파동의 중심인물로 부상한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을 겨냥해 “대통령과의 면담이 약속된 상황에서 일부 소수의 추가적인 집단행동이 단행된다면 어떻게 절차의 정당성이 합리화되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통령과의 면담 확정 여부를 놓고 정 최고위원과 ‘거짓말 공방’을 벌였던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은 기조발제 후 “여기저기서 의원들이 잘했다고 말하더라”며 김 의원을 격려했다.
반면, 정 최고위원은 분임토의에서 “절차는 백 번 되풀이돼도 절차일 뿐 본질이 아니다”고 김 의원 주장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김 의원이) 성명파에 가까워 형평을 잃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는 총무단을 설득해 기조발제자로 나섰다는 후문이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