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정 최고위원이 청와대 회의에서 자신의 발언 순서가 되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추미애(秋美愛) 의원이 얘기한 것에 (당정쇄신의)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라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추 의원의 얘기란 지난달 31일 의원 워크숍에서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이 서울 마포에 개인사무실을 내면서부터 당이 무기력해지기 시작했다고 비난한 것을 말한다.
추 의원은 당시 “3·26 개각 전에는 당직자들도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고 해보자는 의지가 높았었는데 개각 이후 힘이 빠졌다. 민심은 오이밭에서 신발끈을 매지 말라고 했는데 같은 날 어떤 사무실이 오픈(open)됐다”며 권 전 최고위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따라서 정 최고위원은 추 의원의 얘기를 빌려 다시 한 번 동교동계를 공격한 셈이었다. 최고위원회의가 끝나자마자 권 전 최고위원과 가까운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이 즉각 반격에 나선 것도 그 때문.
안 최고위원은 “추 의원이 그런 발언을 하면서 몇 차례 울먹였다고 하는데, 그런(울먹였다는) 얘기를 듣고 있자니 오히려 내가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비아냥댔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