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고분해진 北상선, 우리측 요구에 항로 바꿔

  • 입력 2001년 6월 6일 18시 54분


영해를 무단 침범했던 북한상선들의 태도가 5일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해군의 변침(항로수정)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가 하면 사전에 예정항로까지 밝히는 등 ‘고분고분하기’ 짝이 없다.

제주해협으로 밀고 들어왔던 대홍단호는 당초 울릉도와 독도 사이의 공해로 빠져나가려 했으나 우리 경비정이 6일 새벽 2시경 “가급적 독도를 우회하라”고 요구하자 항로를 틀어 독도 오른쪽을 돌아 북으로 올라갔다. 5일 밤 서해 북방한계선(NLL) 끝에서 발견된 대동강호도 해군 초계함과의 통신검색(교신)에서 △출·입항지(남포→흥남) △적재물(소금 6300t) △승선인원(46명) 등을 밝힌 것은 물론 “제주도 남쪽을 돌아 대한해협을 거쳐 울릉도 동쪽으로 항해할 것”이라고 예정항로까지 미리 알려줬다.

군 관계자는 “북측이 제주해협 무해통항권을 얻은데다 남북관계를 더 이상 경색시켜 봐야 득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 오히려 선선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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