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보수적 이미지를 짙게 풍겨온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최근 개혁 성향의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고 있다. 18일에는 자신을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했던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과 만나 오찬을 함께하며 그동안 쌓인 앙금을 풀었고, 이어 오후에는 ‘진보’로 분류되는 고려대 최장집(崔章集) 임혁백(任爀伯) 교수와도 만나 국정 전반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김 대표는 21일에는 당정쇄신 운동을 주도했던 재선그룹의 핵심 신기남(辛基南) 의원과도 만나 소장파들의 주장을 들었다. 그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내년 후보 경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를 아우름으로써 이념적 스펙트럼을 더 넓게 가져가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의 보수 이미지 탈색은 정책면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그는 21일 사립학교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찾아온 전교조위원장단에게 “사립학교법을 통과시키는 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학교재단들이 거세게 반발해 온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 뚜렷한 태도를 밝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지난달 말 중국을 방문하기 전에도 일부 초재선 의원들의 당정쇄신 요구에 동조하고 있는 김원기(金元基)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과도 만나 격의 없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