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차기주자들 '세무조사 입장' 저울질

  • 입력 2001년 6월 26일 19시 32분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여권 내 차기주자들의 태도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각자 향후 정치적 진로에 미칠 영향을 저울질하면서 목소리를 조절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강경론자는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 그는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언론을 ‘최후의 독재권력’ ‘수구세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언론사 세무조사에 비판적인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총재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공세를 펴고 있다.

동교동계 신주류의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도 강공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세무조사는 조세정의 실현의 일환으로 이뤄졌는데, 한나라당은 자기들에게 불리하면 다 탄압이라고 우긴다”고 비난했다.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도 노 고문, 한 최고위원과 함께 ‘강성 트로이카’로 꼽힌다. 그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사 세무조사로 언론기업이 굉장히 고통스러울 것이나, 언론사 간부와 임직원이 쇄신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혁적 지도자’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김중권(金重權) 대표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언론사 세무조사를 원칙적으로 지지하는 수준이었으나 점차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는 언론사 세무조사를 “언론자유의 제도적 확립을 위해 이뤄진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규정하면서 당직자들에게 한나라당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말을 아끼고 있다.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사 세무조사는 기업회계 원칙과 조세정의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엔 언급을 삼가고 있다. 박상천(朴相千)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의 발언 역시 원칙적인 수준을 넘지 않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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