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美초청 논란…"김정일 공개비난 할라" 정부 우려

  • 입력 2001년 7월 4일 18시 28분


미하원의장이 황장엽씨에 보낸 초청장
미하원의장이 황장엽씨에 보낸 초청장
황장엽(黃長燁·78) 전 북한 노동당비서의 미국 방문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미국 상·하원의원들이 황씨의 방미를 거듭 추진하고 나섰지만 정부는 “신변안전문제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허용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도 4일 “이번 초청은 미국 의회의 공식 초청이 아니라 헬름스 상원의원 등 개인 명의의 초청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의 불허 방침에는 황씨의 방미를 추진하는 측이 미국의 보수세력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 같다. 황씨가 미국에서 이들과 의기투합해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할 경우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좋을 것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황장엽씨 방미 논란 사례

일시방미 초청 및 관련 내용정부 반응
97.5.20제시 헬름스 미 상원의원(공화)초청망명(2.12)직후여서 초청 자체를 비공개
99.7.13초청사실 비공개
2000.11.1황씨가 불원. 당시 북측 테러첩보 있었음
2001.2.12황장엽씨 방미초청 호응 답신정부차원에서 경호문제 협의되면 방미가능
2001.3. 8김대중대통령 방미중 간담회 언급신변안전만 확보된다면 방미에 문제 없다
2001.6.29제시 헬름스 미 상원의원, 헨리 하이드 및 크리스토퍼 콕스 하원의원(이상 공화) 수전 숄테 디펜스포럼 회장 초청개인 초청, 양국 정부간에 협의할 사항

정부의 한 당국자는 “경색됐던 남북 및 북-미관계가 대화 재개를 통해 막 풀리려고 하는 상황에서 황씨의 방미 활동은 미국 여론을 강경 쪽으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황씨와 함께 귀순했던 김덕홍(金德弘)씨는 지난해 11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재임기간 중에는 절대로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화해와 포용만을 앞세운 대북정책(햇볕정책)에 비판적이어서 더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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