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관계 급속 악화

  • 입력 2001년 7월 8일 17시 25분


시에치타가 일본군의 만행을 왜곡하는 역사교과서를 인정하는 일본에 대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에치타가 일본군의 만행을 왜곡하는 역사교과서를 인정하는 일본에 대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수정문제와 남쿠릴 열도 조업문제를 둘러싼 어업분쟁 등으로 한일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9일 역사교과서 왜곡 수정 요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달받는대로 향후 대응책을 밝힐 예정이나 일본 언론의 보도처럼 일본 정부가 수정을 거부할 경우 이에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는 7일 중앙청사에서 최희선(崔熙善) 교육부차관 주재로 역사교과서 왜곡 대책반 긴급회의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으고 단계별 대응책으로 △대일 추가 문화개방 일정 연기 △한일 교류사업 축소 △한일 고위당국자 교류 중단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의 문제 제기 등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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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일단 항의 차원에서 8일 방한한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자민당 간사장 등 일본 연립 여 3당 간사장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예방 요청도 거부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도 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회견에서 일본 문부과학성은 한국정부가 요구한 35개 항목에 대해 전부 수정이 이뤄지도록 책임져야 한다 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일본 우익단체인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측이 최근 9개 항목에 대해 자율적으로 수정하겠다고 한데 대해서도 잔꾀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 고 일축했다.

한편 정부는 남쿠릴열도 수역의 꽁치 조업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외교·수산 당국간 2차 비공식 회의가 7일 결렬됨에 따라 예정대로 15일부터 꽁치조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남쿠릴열도 조업은 일본의 주권과 관계없는 순수한 어업문제 라고 거듭 강조했으나 일본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대체 어장 제공 등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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