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언론탄압' 공방]野 "검찰 밀실수사 일관"

  • 입력 2001년 7월 10일 18시 43분


한나라당은 10일에도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태도를 문제삼고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은 관련 논평을 자제하는 등 이 문제에 대해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 공세〓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찰의 언론사 수사가 밀실주의와 비밀주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검찰은 호들갑을 떨던 과거 정치사건 때와는 달리 어느 사의 누구를 소환조사중인지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온 국민이 검찰 수사의 정치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중에는 국세청 조사와는 차원이 다른 어마어마한 ‘언론죽이기 각본 준비설’도 돌고 있다”며 “검찰은 국민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도 “검찰이 또 다른 언론죽이기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다.

한나라당은 이날 경기 여주지구당 등 전국 10여개 지구당에서 ‘언론압살공작 규탄대회’를 열었다. 여주지구당 규탄대회에서 박희태(朴熺太) 부총재와 홍사덕(洪思德) 지도위원은 “언론사 세무조사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분위기 조성과 재집권을 위한 언론장악 음모”라고 성토했다.

▽민주당의 자제〓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비교적 조용하게 하루를 넘겼다. 하루에 3∼5건씩 쏟아내던 논평이나 성명도 내지 않은 채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한 정면대응을 피했다.

당 4역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이 세무조사 이후 일부 신문의 불공정 편파보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들 언론에 대해 ‘공정하고, 균형에 맞게 여야의 입장을 다뤄달라’고 촉구하는 정도였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회의 후 “특정언론이 한나라당이 제기하는 문제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보도된 내용을 인용해 한나라당이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 식의 여론몰이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시정돼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 발언을 자제해오던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이 모처럼 입을 열었다. 그는 “한나라당이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남북한의 언론죽이기’라는 정략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매카시즘적 발상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려는 기도”라며 “정당한 법 집행을 무력화시키려는 그 어떠한 기도에도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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