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 여야 반응>

  • 입력 2001년 7월 13일 17시 31분


대법원이 13일 원철희(元喆喜·자민련) 의원의 농협비자금사건은 파기환송하고, 16대 총선 서울 구로을 선거에 대해서는 선거무효 판결을 내린데 대한 여야 3당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이날 원 의원 소식에 환호하다 불과 20여분 뒤 구로을 선거무효 판결로 당 소속 장영신(張英信)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는 비보에 표정이 굳어졌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깜짝놀랐다. 안타깝다" 고 침통해했다.

한 당직자는 "어떻게 만든 과반수 의석인데 한 석을 잃게 됐다" 며 "여 3당이 딱 재적과반수(136석)인 상태에서 국회 운영이 더욱 어려워지지 않겠느냐" 고 우려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식 반응만큼은 차분하게 내보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장 의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나 우리는 사법부의 판단은 어떤 경우든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고, 오늘 2건의 판결 내용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고 논평했다. 그는 "원 의원 판결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고 말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신당동 자택에서 대법원 판결을 보고 받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늘 그렇지만 세상이 다시한번 고맙게 느껴진다" 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양희(李良熙) 사무총장은 "결과가 잘 나와 다행" 이라고 반겼다.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은 "아직도 이 나라가 법치국가로 법의 정의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입증한 것" 이라며 "장 의원이 선거무효 판결을 받은 것만 봐도 재판에 어떤 정치적 작용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느냐" 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서울 구로을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사필귀정(事必歸正)' 이라며 반기면서도 원 의원에 대한 판결 결과에 대해서는 "더 지켜보겠다" 는 반응을 보였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구로을 선거무효 판결에 대해 불과 십여명의 위장전입을 문제삼았던 동대문을의 전례를 봐도 수천명의 애경직원을 위장전입시킨 구로을의 선거무효 판정은 너무나 당연하다" 고 주장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원 의원 사건과 관련, 의아스런 부분이 없지 않지만 전체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등법원의 재심결과를 지켜보겠다" 고 말했다.

<박성원 선대인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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