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의장 "통일헌법 논의할때 아니다"

  • 입력 2001년 7월 17일 18시 33분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17일 민주당 외곽연구소인 새시대전략연구소(이사장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장관)가 최근 통일헌법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가진 데 대해 “통일헌법이 학문적 연구 대상이 될 수는 있으나 이 시점에 정치권에서 논의하는 것은 국민 혼란과 국론 분열의 우려가 있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53주년 기념식 경축사에서 “통일헌법 문제는 남북 관계가 더욱 진전되고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 논의해도 늦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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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도 여의도 당사에서 당직자들과 환담을 나누면서 “평화통일의 기본 분위기가 조성되지도 않았는데 통일헌법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극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우리 헌법은 아홉 차례에 걸쳐 누더기처럼 고쳐졌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단련돼 더 이상 고칠 필요가 없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며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국가 기본의 본질적 가치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성명에서 “현 정권은 통일헌법 운운하며 국가의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다”면서 “우리 당은 헌법을 유린하고 훼손하려는 어떤 정략에도 분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제헌절을 맞아 제헌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가 지도자로서 국리민복을 생각해야 할 때에 한나라당이 정치공세로 국민을 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통일헌법은 당 외곽 연구소에서 오래 전에 기획했고 학술적 차원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이라며 “이를 정치권이 문제삼는 것은 지극히 정략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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