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인천 계양문화회관에서 열린 시국강연회에서 “이 나라의 법과 정의가 사라지고 가짜 정의가 판을 치고 있다”며 “김대중(金大中) 정권이 남은 1년반 임기 동안 정도로 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김대중 정권이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책임을 다하면 야당은 전적으로 도울 것이나 배가 암초로 가서 좌초할 것으로 보이면 참지 않고 국민과 함께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변협의 강도 높은 대정부 비판은 5공 정권 이후 처음”이라며 “이는 제왕적 대통령의 행태에 대한 법조인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정권이 계속 오기 정치를 펼치면 지성인과 양심세력으로부터 배척받는 역사의 실패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당4역회의에서 “개혁에는 고통이 따르는 것인데 그렇다고 비난한다면 법을 배운 변호사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신기남(辛基南) 의원 등 변호사 출신 의원 13명은 성명을 발표, “정당한 법 집행을 정치공세로 훼손시키고 인권신장을 향한 변호사들의 의지를 가로막아 온 한나라당 행동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지 않은 채 법치주의 훼손을 걱정한 결의문은 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일부 변호사들이 변호사대회의 심포지엄을 사적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자리로 전락시켰다”며 “결의문을 전체 변호사들의 의견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자민련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정부 개혁이 실질적 법치주의에 의해 추진돼야 한다는 변협 의견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나 변협이 오히려 사회분열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문철·송인수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