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후퇴는 개인입장" 법조계 '변협결의문' 이견

  • 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24분


‘법치주의 후퇴’를 지적한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정재헌·鄭在憲)의 결의문에 대해 변협 산하 최대 지방조직인 서울변호사회가 변협과 다른 뜻을 나타냈다.

서울변호사회(회장 박재승·朴在承)는 25일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어 “변협 결의문은 개혁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개혁이 법치주의 하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개혁의 원칙을 표명하고자 한 것으로 본다”고 공식 견해를 밝혔다.

서울변호사회는 또 “변호사대회에서 주제 발표자와 토론자의 주장은 변호사단체의 공식입장이 아니라 개인의 입장표명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개혁정책 비판에 무게를 둔 변협 결의문 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서울변호사회 관계자는 “변협의 결의문 내용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악용되거나 왜곡되는 것을 경계하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변호사회는 변협의 결의문 채택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해 항의의 뜻을 나타내는 방안도 논의했으나 변호사 단체의 내분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대외적인 발표는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헌변·회장 정기승·鄭起勝)의 임광규(林炚圭) 총무는 “변협 결의문은 많은 변호사들의 우려가 잘 반영됐다”며 “각 지방 변호사회의 의견을 묻고 변협 상임이사회를 통해 적법하게 소집된 총회의 토론과 인준을 거쳤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변협의 정재헌 회장과 공보이사 등 집행부는 이틀째 개인 변호사 사무실과 협회 사무실 등 어느 곳에도 출근하지 않은 채 아무런 입장표명도 하지 않고 있으며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이수형·이명건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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