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파문 확산

  • 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43분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의 탄핵소추 검토발언에 대한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의 탄핵소추 검토
발언에 대한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
여야는 25일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탄핵 검토 발언을 놓고 거친 입씨름을 했다.

김 대통령 탄핵안은 24일 이 총무가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가 곧바로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이 총무의 개인 견해일 뿐”이라고 정리해 일단락됐으나, 이 총무가 25일 총재단 회의에서 이를 다시 거론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총무는 이날 ‘김대중 대통령 탄핵 소추 검토 보고’라는 제목의 문건까지 들고 나와 탄핵안 검토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대통령이 경제 파탄과 민족 갈등, 언론 자유 유린 등 3대 국정파탄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불행을 초래했다. 따라서 대통령은 정기국회 전까지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 만약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경우 헌법 65조에 의해 대통령 탄핵소추 발의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관련기사▼

- 野 이 재오 총무 또 제기

그는 또 “언론사 세무조사에 이어 공직자 사정을 시작한 것으로 보아 야당 의원 사정으로 이어질 게 분명한데, 이에 맞서려면 우리도 특단의 조처를 강구해야 한다”며 “총무단 회의를 했더니 다들 생각이 같더라”고 말했다.

그러자 최병렬(崔秉烈) 부총재가 “심각한 위기상황이라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아직 시기가 이르니 신중히 접근하자”고 말렸고, 하순봉(河舜鳳) 양정규(梁正圭) 부총재도 “총무단의 취지는 알겠으나 예민한 문제이니 앞으로 계속 논의해보자”고 달랬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회의 브리핑에서 “대통령 탄핵안 문제는 신중히 검토키로 했으나, 이는 적극 검토하겠다는 게 아니라 추후에 검토해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측은 “대통령 탄핵 소추 발언은 국정을 챙길 능력이 없는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민주헌정을 파괴해서라도 한번 권력을 잡아보겠다는 정권욕과 대통령병의 결과”라고 비난했다.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개인 성명까지 내고 “정말로 이 총재를 단호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쿠데타로 집권하고 국민을 탄압해 온 한나라당이 또다시 탄핵이라는 이름의 쿠데타를 시도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송인수·윤종구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