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정쟁에 휘말리지 말라"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39분


“상황이 야당에게 좋아질 때, 그때가 제일 조심해야 할 때이다. 여론은 유리그릇 같아서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해서 이를 갑자기 키우려고 하면 깨진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비록 우리가 손해를 보더라도 정쟁(政爭)에 휘말리지 말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또 “정부 여당은 경제야 무너지든 말든 정쟁거리를 만들어 여야가 동반추락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절대로 여기에 휘말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민주당에서 나에게 정계은퇴를 하라고 하는 것은 참겠는데, ‘친일(親日)’ 운운하며 내 아버지를 욕보이는 데에는 잠을 못 이루겠더라”며 다음과 같이 충남 예산의 종가 개축 경위를 밝혔다.

“17대 선조가 단종 폐위 후 예산에 내려와 일가를 이뤘고, 종갓집은 5대조부터 살아왔던 집이다. 예산문화원에서 그 집을 문화재로 지정하자고 해서 언젠가 개축하려고 했다. 그러다 올해 97세인 아버지가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죽기 전에 종갓집을 개축해 하룻밤이라도 자보는 게 소원이다’고 하셔서 공사를 했다. 그게 오히려 아버지께 욕이 됐다.”

이에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특권층이 태어난 집은 문화재로 지정해야 하느냐”고 비난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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