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이재오의원 ‘탄핵론’ 공방]

  • 입력 2001년 7월 27일 23시 08분


민주당 이재정(李在禎) 의원이 27일 자신의 홈페이지(www.jjlee.or.kr)에 과거 재야운동 시절 동지였던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의 대통령 탄핵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이 총무도 곧바로 자기 홈페이지(www.leejo.net)에 반박의 글을 띄웠다.

▽이재정 의원〓제가 기억하는 70, 80년대의 이 총무는 항상 약자의 편에 서서 기득권 세력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지사의 표상이었습니다. 그런 이재오가 대통령 탄핵 주장을 한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 탄핵 소추는 ‘직무수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한 때’에 할 수 있도록 헌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저는 탄핵의 타당함을 찾을 수 없습니다. 탄핵 소추의 사유가 되지 않는 이유로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것은 합법을 가장한 무혈 쿠데타를 기도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국민이 받을 고통과 혼란은 뒷전으로 한 채 편협하고 부당한 당파적 이해에 휩싸여 나라를 파탄으로 몰아갈 작정입니까.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무뢰배 같은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 발언을 거둬들이십시오. 미안하게 됐다고 한마디하십시오.

▽이재오 총무〓저는 예나 지금이나 이재오 그대로입니다. 그 칠흑 같은 어두운 시절 다섯 차례 감옥에 끌려가 10여년의 청춘을 옥살이로 보내면서도 변하지 않은 이재오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집권 3년 반 동안의 경제파탄, 남북문제 갈등, 언론탄압 등 3대 국정파탄은 당리당략을 떠난 현실적 문제입니다. 이는 변명과 정쟁의 쟁점이 아니라 집권자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현안입니다. 대통령은 신성불가침 대상이 아닙니다. 고집과 아집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한번쯤은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대통령도 초법적 정치행위를 하면 당연히 탄핵되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권력에 취해서 그 권력이 천년 만년 유지되리라고 믿지 마십시오. 김대중 대통령은 옛날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하던 시절의 김대중은 아닙니다. 국민의 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마음과 귀를 가지십시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