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7일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와 문화공연을 관람하는 등 하루를 보낸 뒤 8일 오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그의 평양 도착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15일 이전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러시아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김일성대에 재학 중이던 1961년 비밀리에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6일 보도했다. 다음은 주요 외신 및 전문가 반응.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이 ‘불량국가’가 아닌 ‘정상적 국가’임을 보여주려는 노력의 하나라고 미국 LA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1면과 14면에 걸쳐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 및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소식 등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이번 방문이 성사된 것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94년 권좌에 오른 뒤 두 차례 중국방문 경험밖에 없는 그에게 이번 방문은 사실상의 국제무대 데뷔”라고 평가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이날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55억달러에 이르는 과거의 빚을 청산하기 위해 북한 벌목공의 러시아 파견 확대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 빚 갚으려 노동자들을 강제 노동수용소에 팔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북한이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옛 소련 시절 부채 상환을 위해 일꾼 수천명을 시베리아 동부 벌목장에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 전에 김 위원장이 조속히 서울 답방에 나서고 워싱턴 및 서울과 대화를 재개하도록 지원해 달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부탁했다”면서 “그러나 양국 정상의 합의사항에서는 서울 답방 계획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공식 외교교육기관인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블라디미르 리 소장은 “우리의 목적은 북한이 국제적 반(半) 고립주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이번 방문은 러시아의 역내 전략적 위상을 강화시키고 유럽연합(EU) 및 미국과 협상을 앞둔 북한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 외교국방정책협의회의 정치담당 책임자인 안드레이 표도로프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 추진 등과 관련해 러시아 입장에선 이데올로기는 최소화하고 실용주의를 최대화했다”고 평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종종 비친 것보다 똑똑한 사람으로 남북 통일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북한이 지금보다 군사적 측면이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 더 강해져야 함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와 북한은 스스로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남한의 돈과 노력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길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