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은 10일 합의문 발표후 '정경분리원칙'을 합의문에 명문화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운 표정. 그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늘 새벽까지만 해도 맥주까지 한 잔 하면서 정경분리 원칙에 합의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으나 아침에 깨어나더니 갑자기 태도가 달라졌다"고 불만을 토로.
그러나 전체 분위기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 장영달(張永達)의원은 "오랜 시간 툭터놓고 얘기하니 신뢰가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긍정적 측면을 평가.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도 "감세 추경예산 등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했으나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며 "민주당은 준비 없이 나왔지만, 정부는 토론을 거쳐 수용할 것은 수용하는 등 상당히 준비했더라"고 칭찬.
○…전체회의는 9일 오전 오후 저녁, 10일 오전 등 4차례 열렸는데 민생현안에 대한 논의는 대체로 큰 이견없이 진행. 그러나 감세규모 등에 대한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진념(陳稔) 부총리와 여야 3당 제2정조위원장들은 합의문 초안 작성을 위해 10일 새벽 2시반까지 별도 모임을 갖고 의견을 조율. 여야대표들은 당지도부와 수시로 통화하며 합의문 내용의 문구를 놓고 씨름했는데 한나라당측은 "정부 여당이 야당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8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예산안 심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압력을 가했다는 후문.
○…세부담 경감 규모와 관련, 민주당 강운태(姜雲太)정조위원장은 "한나라당은 구체적인 액수에 집착하더라"며 "우리로서는 2003년에 균형재정을 달성한다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에 도저히 합의해줄 수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
한나라당 김만제 의장은 "그러나 근본적으로 저쪽은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려고 매달렸으나 우리로선 저성장 시대에 국민부담이 많아지는 점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주장.
○…경제부총리 출신인 한나라당 김만제 정책위의장과 진념 부총리는 경제가 어렵게 된 원인을 놓고 한동안 설전. 김 의장은 "정부 경제팀이 경제정책을 너무 안이하게 수행했기 때문에 이렇게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정부측을 비판. 이에 진 부총리는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은 미국 일본 등 대외 경제의 어려움이 대내요인보다 훨씬 더 컸다"고 항변.
<송인수 윤종구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