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김정일과 특별열차"

  • 입력 2001년 8월 16일 16시 13분


지난달 26일 러시아 국경역 하산에서부터 3주째 특별열차를 타고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는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가 15일 가까이서 본 '김 위원장의 모습'을 소개했다. 이 내용은 일간지 코메르산트데일리에 상세히 게재됐다. 다음은 주요 내용 요약.

김 위원장은 정말 아버지 고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지나갔던 길을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또 수행원들에게도 러시아를 보여주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그는 사교적이고 낙천적이며 농담을 잘했다. 특별열차에 총알자국이 있다는 보도를 보고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플랫폼에 내려 열차 어디에 총알 구멍이 있는지 보라 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측근들보다 훨씬 진보적으로 보였다. 의전 때문에 항상 통역이 배석했지만 사실 김 위원장은 러시아어를 잘 이해했고 러시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영어 실력도 나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식단은 주로 해산물 위주의 한식이었다. 러시아 음식으로는 하르초(양고기 스프)와 펠메니(러시아식 만두)를 주로 즐겼고 적포도주를 조금씩 마셨다.

특별열차는 전 객차가 방탄 처리된 것이 아니라 김 위원장이 사용하는 객차만 보강됐다. 나머지 객차는 내부만 개조해 일반 객차와 다를 바 없었다. 김 위원장은 응접실용과 휴식용의 2개 객차를 사용했다. 넓은 응접실용 객차에는 일부 언론 보도처럼 금장식은 없었지만 흰색 조각품과 거울, 베이지색 가구, 노래방기기, 컴퓨터가 놓여있었다. 벽에는 위성으로 열차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스크린과 영화 감상을 위한 대형스크린이 부착돼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인터넷을 즐겼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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