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이번 인사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창설한 아태민주지도자회의 전 사무총장 김모씨(47)를 아태국 동남아과장으로 채용했다. 김씨는 외무고시 출신이긴 하나 95년 외교부를 그만두고 정치에 뛰어들어 아태민주지도자회의 사무총장을 지냈고 지난해 총선에 출마까지 했다.
외교부 일각에선 "부내에도 수 많은 과장 후보자들이 있는데도 퇴직한 지 6년이나 됐고 총선에 출마까지 한 김씨를 채용한 것은 정치권의 입김 때문이 아니냐" 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서기관은 "김씨의 채용 과정이 과연 투명하고 공정했는지 의문" 이라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김씨는 외무고시 출신에 중국의 대외정책을 연구해 박사학위까지 받은 아시아 전문가여서 특채한 것일 뿐"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지난 3월 개방형 직위인 문화외교국장을 공개 모집하면서 당시 유력한 후보였던 언론계 출신 S씨를 '정당 지구당위원장을 지내 엄정 중립의 공무원상에 맞지 않는다' 는 이유로 탈락시킨 일이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들이 많다.
한 사무관은 "이런 식의 인사 때문에 많은 젊은 외교관들이 자신의 미래를 확신하지 못해 외교부를 떠나고 있는 것 아니냐" 고 반문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