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8·15축전 남북 동시 개최"

  • 입력 2001년 8월 21일 18시 22분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했던 남측 대표단 337명은 21일 오후 아시아나항공 전세기편을 이용, 김포공항을 통해 귀환했다.

남측 대표단은공항 도착 성명을 통해 “우리의 평양 체류 기간에 발생한 사건들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모든 일들은 우리 대표단 스스로의 부족함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측 대표단은 “이번 사건이 민간교류의 단절로 이어지는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17일 만경대 방문 당시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글을 써 파문을 일으켰던 강정구(姜禎求) 동국대 교수는 이날 공항에서 사법당국에 연행되기 직전 기자들에게 “단지 순간적인 단상을 가벼운 마음으로 방명록에 쓴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만경대 정신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사람을 기려 민족정신을 내세우는 것”이라며 “김일성(金日成) 주석 가문이나 주체사상을 찬양할 의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김포공항은 경찰 병력 23개 중대 2700여명이 배치된 가운데 방북 대표단의 활동을 놓고 찬반을 표시하는 각종 시민단체들의 시위로 혼잡을 빚었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1시5분경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경유해 2시10분경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평양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했던 남과 북, 해외동포 대표단은 밤샘협상을 거쳐 오전 11시 평양 고려호텔에서 내년 8·15 민족통일대축전의 서울 평양 동시개최와 북측 대표단의 서울 방문 등 5개항의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 보도문을 채택, 발표했다.

이들은 이 밖에 △6·15 남북 공동선언의 적극 실천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실현 △민족의 안전 평화 정착을 위한 민간단체의 적극 연대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북측 공동보도문에는 남측 보도문에 없는 ‘외세의 간섭과 전쟁의 근원을 제거하며’라는 문구가 들어있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남측 대표단 관계자는 “북측이 집어넣을 것을 주장했으나 최종적으로 넣지 않기로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방북단 돌출행동 파문 기사리스트

<김영식기자·공동취재단>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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