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자금 완전상환'에 대한 여야 반응

  • 입력 2001년 8월 23일 18시 55분


국제통화기금(IMF) 차관 최종 상환일인 23일 민주당은 ‘IMF 관리 체제 조기졸업’의 공을 국민에게 돌리며 감사를 표시했고, 한나라당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직 기념잔치를 벌일 때가 아니다’며 국가부채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민주당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구제금융의 조기상환 및 IMF 신탁통치로부터의 졸업은 외환위기 초기 ‘금모으기 운동’에서 보여준 국민의 단합된 의지와 고통 분담 때문”이라며 “모든 국민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별도의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이 IMF 관리 체제 졸업의 의미를 평가절하한 데 대해 “무자격자들이 ‘훈계를 가장한 시비’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라 망친 한나라당이 불러온 IMF 위기를 국민의 정부가 3년9개월 만에 졸업했다”며 “나라보다 정파의 이익에 급급한 부패와 무능이 IMF 체제를 불러왔음을 한나라당은 참회의 눈물로 깨달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아직은 경제상황이 어려운 탓인지 민주당은 IMF 관리 체제 졸업을 자축하는 별도의 행사는 갖지 않았다. 당직자들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빚을 다 갚았다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이 정권의 임기가 끝나는 2003년이면 국가부채 중 직접부채의 비율이 28%나 된다”며 “눈덩이처럼 쌓인 국가부채의 위험성을 생각하면 자축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도 “IMF 자금을 다 갚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과 공적자금의 부담이 너무 커져 재정건전화가 큰 숙제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빚을 얻어 빚을 갚아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도 청와대에서는 IMF 극복 기념 만찬을 갖는 등 ‘샴페인 터뜨리기’에 정신을 팔고 있어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275만명이 신용불량자로 경제생활을 못하고 있고, 국민은 260조원의 가계 빚에 허덕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영찬·김정훈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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