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격 대화제의]＂林구출 작전인가＂ 한나라-자민련 비난

북한이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2일 남북 당국대화 재개를 전격 제의해온 데 대해 민주당은 이를 환영한 반면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북한의 저의를 비난하며 임 장관에 대한 해임공세를 강화했다.

▽민주당〓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의 거듭되는 대화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교류협력 사업의 재개 촉구에 반응하지 않던 북한이 뒤늦게나마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 대변인은 “북한이 이 시점에 대화 재개를 요구한 배경에 대해서는 정부 당국이 차후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임 장관의 해임안과 관련한 미묘한 시기임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그는 “민족문제를 국내 정치와 당리당략의 소재로만 삼는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주요 당직자회의를 긴급 소집해 “해임건의안 표결처리를 하루 앞두고 북한이 이같은 제의를 해온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현 정권이 북한과의) 이면접촉을 통해 임 장관을 구하기 위해 이번 제의를 한 것이라면 통일은 더욱 멀어진다는 것을 남북 당국자는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그동안 현 정권의 대북 퍼주기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북한 당국이 이같은 제의를 해온 것은 역설적으로 북한 당국과 김정일(金正日)이 임 장관을 그만큼 신임한다는 얘기”라며 “임 장관의 해임 이유가 더욱 확실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자민련〓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북측 제의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없어. 그런 것 온다고 해서 우리가 적당히 하지 않아”라며 “호흡이 잘 맞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아닌 밤중에 웬 당국자 회담 제의냐”면서 “북한 당국자들이 지금까지 뭐하다가 임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갑자기 누구의 요청이 있었기에 남북 당국자회담을 제의한 것인지 그 저의는 불 보듯 뻔하다”고 비난했다.

<박성원·김정훈·윤종구기자>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