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주석은 3일 오후 12시15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대기하고 있던 김정일(金正日) 노동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장과 반갑게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공항에는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조명록 군총정치국장, 최태복 당중앙위원회 비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등 북한의 주요 지도자가 대거 참석했다. 21발의 예포 속에 장 주석은 김 위원장과 함께 무개차에 올라 사열한 후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했다.
▽金-江 무개차 함께 올라
○…장 주석과 김 상임위원장은 무개차에 함께 올라 15대의 모터사이클의 호위 속에 평양 시내로 가면서 분홍색과 연두색 등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꽃술을 흔들며 열광적으로 환영하는 평양 시민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길가의 환영 인파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지난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했을 때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환영 강택민’, ‘조중 친선’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으며 일부 여성은 장 주석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장구춤을 추거나 취주악을 연주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 평양으로 향할 때는 무개차를 사용하지 않았다.
○…장 주석 일행이 평양 시내 당 창건 기념탑에 도착하자 붉은 스카프를 두른 소년단원들이 춤을 추며 이들을 환영했으며 장 주석은 한 남자 어린이로부터 붉은 스카프를 선물받았다.
○…장 주석은 이날 방북 첫 일정으로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방문, 김 주석의 입상에 헌화한 뒤 방명록에 “위훈이 탁월하고 위업이 영원하리. 강택민 2001 9월 3일”이란 친필을 남겼다고 평양방송이 전했다.
▽디젤유 1만5000톤 무상제공
○…중국은 이번 장 주석의 방북기간 중 북한에 줄 ‘선물’을 세심하게 논의한 끝에 식량과 에너지, 생필품을 제공키로 했다고 베이징의 한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3월 쩡칭훙(曾慶紅) 중국 공산당 조직부장은 방북시 1만5000t의 디젤유를 무상 제공할 것을 약속했었다.
▽CNN “남북대화 주문할듯”
○…미국 CNN방송과 NBC방송은 장 주석의 북한 방문에 대해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고위급회담의 재개를 선언한 지 하루만에 이루어진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 방송들은 장 주석이 방문기간 중 김 위원장에게 남북대화에 적극 나서도록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도 식량난과 에너지난으로 고통을 겪어온 북한을 적극 지원해온 중국이 광범한 경제 개혁과 현재 중단된 남북대화, 북-미대화에 적극 나서도록 김 위원장에게 권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ZDF방송은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9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장 주석은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해 현재 중단상태에 있는 남북대화에 북한이 적극 나서도록 요청할 것이라면서 장 주석의 방문으로 북-미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외신종합연합>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