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총리 잔류' 그러면 그렇지

아, 역시 이한동(李漢東)!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6일 이한동 국무총리가 총리직에 남겠다고 선언하자 이런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 총리가 권력을 쫓는 정치 불나방, 정치 철새로서의 본색을 유감 없이 드러냈다. JP도 속이고, 자민련도 속이고, 국민도 속였다. 인간으로서도 스스로 인격파탄 선언을 내린 셈이다. 부적격자 총리가 제청하는 내각 인사는 이미 망사(亡事)가 됐다" 는 내용이었다.

다른 당직자들의 반응도 한결같이 험악했다.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고 당 보다는 국가와 국민이 우선이라는 소신에 따른 것 이라는 이 총리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자민련 총재라는 사람이 무슨 볼모도 아니고 혼자 남겠다니 그게 말이 되느냐" 며 하고 많은 인재를 놔두고 정치적 편의주의에 따라 유임을 요청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나, 신의를 저버리고 소속 정당을 배신한 이 총리나 모두 문제 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그동안 이 총리를 총리로 인정한 것은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 때문인데, 공조가 깨진 지금 자연인 이한동 을 누가 총리로 인정하겠느냐" 며 이 총리는 "본인의 잔류 결심과 무관하게 총리가 아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총리의 정치적 배신행위를 응징하는 방안을 강구해야겠다 고 덧붙였다.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그쪽 사람들은 워낙 오늘 말과 내일 말이 달라서, 솔직히 나는 그들의 진짜 속뜻을 잘 모르겠다" 며 "이 총리의 잔류 결정도 이 총리 개인 뜻인지, 자민련의 뜻인지 조차 알 수 없는 것 아니냐" 고 되물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