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 총재〓인품이 훌륭하신 분이 대표가 됐는데, 취임을 축하합니다.
▽한 대표〓이 총재께서 정치를 잘 풀어 원활한 여야 대화를 통해 난국을 풀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미국 테러 사태와 관련해 초당적 협력을 해줘서 감사합니다.
▽이 총재〓물론입니다. 국난의 시기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께 전화를 했습니다. 한 대표는 그런 면(여야 협력을 의미)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어 잘 하실 줄로 믿습니다.
▽김만제(金滿堤)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정부가 때로는 무리한 것을 요구하며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는데, 당이 제 역할을 해야 문제를 조화롭게 풀 수 있습니다.
▽한 대표〓모든 오해는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는 데 있습니다. 정치권이 문제를 푸는데는 진실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이 총재〓이 상태로 갈등이 심화된다면 다음 정권에 누가 들어서더라도 문제를 풀 수 없는 만큼 여야 모두 노력해야 합니다.
△김종필 명예총재
▽한 대표〓공동정부를 이뤄준 데 대해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오늘 오는 발길이 매우 무거웠습니다.
▽김 명예총재〓발길이 무거운 일을 해서는 안되지.
▽한 대표〓무겁게 만든 것도 책임이 있지 않습니까.
▽김 명예총재〓앞으로 시시비비를 가려서 할 일은 하겠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돼도 지금의 대북정책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햇볕정책에 어떤 논평을 한 적이 없어요.
▽한 대표〓그 점은 대단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김 명예총재〓그러나 (임동원·林東源) 장관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한 대표〓그 점에 대해 견해차가 크게 있었습니다. 장관 문제가 햇볕정책의 총체적 실패로 거론되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습니다. 일부의 일탈행위는 일탈일 뿐입니다.
▽김 명예총재〓앞으로 갈 길이 멀고 험합니다. 남북문제는 국민의 동의 없이 어렵습니다. 우리가 정부에 걸림돌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개인적으로도 사감이 없습니다.
김 명예총재는 이어 신임 인사차 찾아 온 이상주(李相周) 대통령 비서실장과 유선호(柳宣浩) 정무수석을 맞아 20여분간 환담했다. 김 명예총재는 이 자리에서 “과거에는 국회에서 낮에는 (여야가) 서로 정쟁을 했지만 밤에는 인간적으로 술을 마시고 식사를 같이 했다”며 “지금은 그러한 인간미가 전혀 없으니 그러한 윤활유를 청와대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