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은 “축하한다고 해야 하나…”라며 반갑게 한 대표를 맞았고 곧바로 박종웅(朴鍾雄) 의원, 이종걸(李鍾杰)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윤호중(尹昊重) 민주당 부대변인 등 배석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25분간 밀담을 나눴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박종웅 의원을 시켜 자신이 한 대표에게 했던 얘기를 공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용호(李容湖) 사건과 관련해 “지금 이 정권이 아주 잘못하고 있고 사태를 안이하게 보고 있다”며 “이용호 건만 해도 이 정권이 마구잡이로 해먹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한동(李漢東) 총리에 대해서는 “사회정의나 정치도의적으로 봐서 그 사람이 총리를 해서 나라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독설을 퍼부었다.
김 전 대통령은 언론사주 구속에 대해 “이상주(李相周) 대통령비서실장에게도 얘기했지만 사주 석방은 빠를수록 좋다”고 충고했다.
한 대표는 “이용호사건은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씻어야한다”며 “검찰에 여러 차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바 있는 만큼 기다려 달라”고 말했고 이 총리에 대해서는 “본인이 유임을 결정한 것이고 우리는 그 뜻을 따랐다”고 해명했다.
한 대표는 기자들에게 “(김 전 대통령이) 많은 걱정을 하셨고 많은 지도와 편달을 해주시겠다는 고마운 말씀을 잘 들었다”며 “정국을 이끌어 가는 데 참고하겠다”고 말한 뒤 상도동을 떠났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