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재보선]고소-고발 9건 혼탁 치달아

  • 입력 2001년 10월 23일 18시 47분


'與 부정선거 현장'
'與 부정선거 현장'
10·25 재·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3일 여야가 상대 당과 후보를 향해 쏟아낸 논평과 공식회의 발언을 보면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는 언어폭력의 공방’이란 비난이 합당하다는 느낌이다.

또한 봇물을 이룬 고소 고발사태에다 ‘중앙당 개입 자제’란 사전약속이 무색할 정도로 중앙당 차원의 편법 외곽지원도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을 향해 “깡패정당” “폭력 쿠데타 양민학살정권의 피를 버리지 못한 정당” “천인공노할 폭행” 등 섬뜩한 말들을 쏟아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도 “조폭 집권당” “심야의 테러” “정권 자해극” 등의 거친 논평을 무더기로 발표했다.

선거기간 중 여야가 서로 상대방을 고소고발한 것만도 민주당 6건, 한나라당 3건 등 모두 9건으로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이 주된 이유. 선관위도 불법 집회나 금품 음식물 제공 등을 문제삼아 검찰 고발, 수사 의뢰, 경고, 주의 등 55건의 처분을 내렸다.

정책수단을 동원한 중앙당의 노골적인 선거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선거 초반 ‘구로주민 집단이주 재산권 특위’를 구성한 민주당은 22일 동대문을에 출마한 허인회(許仁會) 후보가 기획단장으로 있는 ‘소상공인 지원 활성화 기획단’ 명의로 소상공인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어 23일에는 ‘강릉 남대천 살리기 특위’를 구성했는데 이는 91년 이후 제기돼온 문제여서 “선거를 의식해 민원 해결을 약속하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수십명의 당직자와 의원을 대동하고 서울 구로을과 동대문을 선거현장을 방문해 이날 중앙당은 텅 비다시피했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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