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의장 인터뷰]"대화-타협정치 한번 해보자"

  • 입력 2001년 11월 12일 18시 23분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12일 정부와 국회간의 새로운 관계설정 문제에 대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여당 총재직 사퇴를 계기로 정부가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과도 폭넓게 협의해 나간다면 오히려 과거보다 원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특히 “이번의 정치적 실험이 국회가 ‘국정협의와 토론의 장(場)’으로서 제자리를 찾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비쳤다.

-김 대통령의 초당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헌법 81조는 ‘대통령은 국회에 출석하여 발언하거나 서한으로 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정신에 따라 대통령이 국가의 중대사에 대해 국회에서 직접 의견을 제시하고 각 당의 협조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교원정년 연장 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는 야당이 수를 바탕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하며 끝까지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 표결도 양측 모두 ‘토론은 할 만큼 했으니 표결밖에 도리가 없다’고 합의될 때 해야 한다. 나는 여권이 다수였을 때도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날치기’를 반대했다. 여소야대(與小野大)가 돼도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여야가 어떤 자세로 새로운 정치 상황에 임해야 하는가.

“여든 야든 당리당략이나 대선전략 차원을 떠나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 역설적으로 그것이 가장 현명한 대선전략이다.”

-국회의장으로서 행정부에 대해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공개적인 충고를 한번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아왔다. 정부 행사를 핑계삼아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국무위원들은 반성해야 한다. 과거부터 유능한 장관들은 여야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의논하고 협의하는 자세를 보였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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