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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1일 밤에는 남측이 제시한 비상경계태세 문제 해법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남측이 이산가족 교환장소로 금강산을 수용하는 대신 비상경계태세 문제는 공동보도문에 담지 않고 남북 수석대표의 종결발언으로 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것.
이에 따라 남측 대표단은 △비상경계태세는 북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과 △북측 의견에 대한 남측의 생각을 얘기하는 수준에서 이 문제를 매듭짓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남측 홍순영(洪淳瑛) 수석대표의 발언 수위 등에 대해 북측이 12일 새벽 갑자기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회담이 다시 난항을 거듭했다. 연내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순차적으로 실시하자는 등 5차 장관급회담 합의사항의 이행일정 조정협의도 이날 오후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회담에서 남북은 세 가지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뤄냈다는 게 회담관계자의 설명이다. 비상경계태세 문제는 양측 수석대표의 회담 종결발언으로 정리한다는 것, 이산가족 상봉을 연내에 실시한다는 것, 남북이 대화를 지속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현 상태에서 사실상 합의된 수준이라는 얘기다. 회담의 관건은 비상경계태세 문제에 대한 우리측 입장 표명의 수위 조정 및 북한측의 수용 여부로 보인다.
그러나 회담 관계자가 “북쪽이 왜 태도를 바꿔 본안 협의가 아닌 비상경계조치 해법을 문제삼고 있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모르겠다. 북측이 요동을 친다”고 말한 것처럼 북한측의 정확한 입장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아직 회담의 결과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교환일정을 합의하지 못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회담 관계자들의 우려다.
두달 만에 열린 6차 장관급회담은 상대방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종료될 경우 남북간의 냉각기간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장관급회담 남북 입장 절충 방향 남 주요 내용 북 수용 불가 → 북측 이해시키는 입장 표명 비상경계태세 문제 이달중 해제 → 남측의 성실한 입장 표명 요구 서울·평양 동시교환 →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장소 금강산 → 변동없음 이산상봉 등 즉시 이행 → 비상경계태세 문제와 병행 협의 5차합의 일정조정 비상경계태세 해제후 실시 → 비상경계태세 문제와 병행 협의 12일 무조건 서울 귀환 → 북측의 태도변화 감지해 일정 연장 회담 일정 당초 12일까지 예상 → 남측 연기입장 수용
<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