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여당의 P, K, K의원과 야당의 J, L의원 등 자금수수설이 나도는 의원들의 이름까지 거론되자 정치권은 바짝 긴장했다. 여야는일단‘진승현 게이트’에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면서도검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진승현 리스트’의 출처에 대해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있다. ‘국정원의 정씨에 대한 자체감찰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이라는 얘기부터 ‘옛 사직동팀의 내사 결과’ 또는 ‘검찰이 확보한 진술내용’이라는 얘기까지 다양한 설(說)이 흘러 다니고 있다.
현재 정치권의 1차적 관심은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들은 누구냐는 것이고, 2차적 관심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느냐 여부다.
자금수수설이 나도는 의원들은 한결같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고 있다. 여당 P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가능성도 불확실했던 나에게 무슨 선거자금이냐”고 강력히 부인했고, K의원은 “지난 총선 때 정계에 입문한 이후 단돈 10만원짜리 후원금도 빠지지 않고 신고했다.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K의원은 “정씨는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지만 진씨는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야당의 J의원도 “나는 아니다. 실명이 거론되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고, L의원은 “정성홍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하다. 누군가의 모함이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진승현 리스트’에 당 소속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자 3대 게이트와 관련한 의혹공세에 대한 맞불작전으로 여권이 리스트를 흘렸을 가능성에 대해 잔뜩 의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과 신건(辛建) 국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제출을 앞두고 여권과 권력기관의 ‘물타기’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발끈하고 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어떻게 한나라당 의원들의 비리만 나오면 물타기니 하면서 빠져나갈 궁리만 하느냐”며 “야당 의원들이 특별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