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은 20일 오전 기장군청 사회복지과 서모(45·여·사무관) 과장에게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쓰일 독거노인 명단을 오후 3시까지 지역구 사무실로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 과장은 이날 군청의 기구개편으로 사무실 배치를 새로 하는 날이어서 PC 등을 작동시킬 수 없자 이 약속을 어겼다. 이에 안 의원 사무실에 있던 부산시 김유환(金有煥) 시의원이 오후 7시반경 군청 사회복지과에 전화를 걸어 “우리 위원장(안 의원)께서 그걸 가져오라고 지시한 게 언젠데 아직도 안 가져온단 말이요. 10분 이내로 가져오시오” 라고 말했다.
사회복지과 노인담당 김모씨(42)는 곧바로 군청 인근에 있는 안 의원 사무실로 30명의 명단을 가져갔으나 안 의원은 “당신이 담당자야. 과장 어디갔어” 라며 고함을 쳤다. 안 의원은 이어 서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지시한 업무보다 바쁜 업무가 어디있어” 라며 사무실로 올 것을 요구했고 서 과장이 나타나자 “군청 과장이면 다야. 눈에 보이는 게 없어. 군청 과장이 그렇게 대단한 자리야” 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안 의원은 서 과장이 “죄송하다” 고 사과하자 “당신 유권자야. 나는 유권자 하나도 안 무서워. 이것들이 언제부터 감히 지역의 국회의원한테 이따위로 대하는 거야” 라며 질타했다. 서 과장은 이 충격으로 21일 하루 병가를 내고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안 의원 사무실에 갔던 김씨가 22일 기장군청 직장협의회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 드러났다. 이 홈페이지와 부산시직장협의회 홈페이지 등에는 이날 하루 안 의원을 비난하는 글이 100여건 게재됐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군청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하는데 협조하지 않아 꾸중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권자 운운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며 “홈페이지 글은 감정적으로 적었다” 라고 주장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